타이베이 여행을 마무리하며…

근 10년만에 온 타이베이 3박 4일 여행을 마무리하기까지 6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대만은 어리고 뭘 잘 모르던 시절에 업무 때문에 출장으로 자주 다녔던 곳이지만, 나이가 들고 여유가 생기고 난 이후 타이베이에 온 것은 처음이라 그런지 남다른 3박4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주 간단하게라도 이번 여행 후기를 좀 적어볼까 합니다.

타이베이 여행에서 노력한 3가지

이번 여행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동안 노력했던 것은 3가지입니다.

첫째, 너무 돈을 아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폐업하고 처음 갔던 도쿄, 그 이후에 토스로 옮기고 나서 갔던 오사카, 블라디보스토크, 제주도 여행 등에서는 예산을 너무 신경 써서 여행을 제대로 즐기기에 환경이 잘 조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예산을 너무 아끼려고만 하진 않았습니다. 실패할 여유를 가졌다고 볼 수 있죠. 제가 링크한 “소비에 실패할 여유”라는 글에도 나오지만 저 여유가 제법 필요하거든요.

둘째, 중간에 계획이 바뀌는 것에 연연하지 않았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이 순간 저게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그냥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최대한 타이베이라는 도시에 더 젖어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비리고 비린 음식을 먹기도 하고,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아서 엄청 짜다고 느낀 음식을 먹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도 트리플 앱을 통해 준비했습니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기본적인 여행 준비는 트리플 앱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준비한 여행은 그냥 딱 하루하고 한나절 정도만 다니고, 그 다음부터는 자유여행 특유의 묘미라고 할 수 있죠. 그냥 제 마음대로 다녔습니다. 벽돌집이 너무 예쁘다고 느끼면 또 동네를 들어가보기도 하고 이러면서요.

셋째, 이 도시에서 느끼고 생각한 점을 소화하기 위한 시간을 꼭 가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시간을 갖는 것 역시 휴식의 의미를 느끼게 되면서 좀 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 같아요. 무엇이든 자극을 받기만 하고, 흡입만 하는게 아니라 자극을 소화하고 제대로 정리하는게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 셈이죠. 그래서 지금도 사실 여행을 더 다니기보다 호텔 근처 스벅에 앉아서 지난 여행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정도에서 즐기고 있습니다.

여전히 아쉬웠던 점

모든 여행이 다 그렇듯,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타이베이 호텔 리젠트
맛있던 양고기

사실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이번에도 혼자 여행을 온 점입니다. 원래는 어머니와 함께 오려고 했지만 사정이 생겨서 혼행을 오게 되었는데요. 다음 여행 때에는 꼭 친구, 가족들과 함께 여행 가야겠다고 다시 한 번 더 다짐했습니다. 여행하면서 묵언 수행할 수는 없으니까요 ㅎㅎ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제가 정말 타이베이 최고의 음식을 먹고 왔느냐!! 이 부분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입니다. 제가 트리플 서비스를 좋아하면서도 아쉽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요 포인트인데요. 트리플 서비스에서는 여행을 편하게 계획하고, 그 후기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반대로 굉장히 대중적이고 인기가 있는 정도의 식당, 호텔 위주의 정보가 많습니다. 즉 정보 생산 주체들의 여행 방식이 다양하지 못한 것 같아서..그 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래서….가지게 된 킹리적 갓심! 정말 최고의 음식점을 다녀왔느냐!!! 입니다. (이래놓고 오늘 아침에는 스벅 샐러드, 점심에는 맥날 햄버거 때린다…) 다음부터는 이런 것들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정리하며

정말 푹 쉰 3박4일이었어요. 아직까지는 힘이 남아돌아서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는 한 도시 자유여행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데, 다음에는 어느 도시로 갈지 벌써부터 고민이네요. 특히나 올해는 예년에 비해서 여행 개시도 너무 늦어져서 말이죠.

여행글을 쓸 때마다 인용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 표현글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사람들은 여행이란 왜 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언제나 충만한 힘을 갖고 싶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여행이란 아마도 일상적 생활 속에서 졸고 있는 감정을 일깨우는데 필요한 활력소일 것이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한 달 동안에, 일 년 동안에 몇 가지의 희귀한 감각들을 체험해 보기 위하여 여행을 한다.

우리들 마음 속의 저 내면적인 노래를 충동질하는 그런 감각들 말이다. 그 감각이 없이는 우리가 느끼는 그 어떤 것도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 장 그르니에 <섬> 중에서..

다음 여행 글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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