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회고

2021년의 첫 글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고민했지만, 역시나 2020년 회고 글만한 것이 없겠다 싶어서 회고 글을 적어본다. 🙂

2020년 회고
2020년 안녕. 함께해서 즐거웠고, 다신 보지 말자.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였고..그만큼 행복했고, 그만큼 어려웠던 해이기도 하다.

2020년 회고 #1. 결혼을 했다.

결혼을 했다. 작년 회고 글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적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 좋은 사람과 올해 결혼을 했다. 보통 내 글에서 타인에 대해서는 잘 안 적는 편인데도 당시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던 것이 참 좋았는지 아내에 대해서 잠깐이라도 언급을 했었다. 그랬던 사람과 결국 결혼이라니 신기하다. -_-;;

결혼을 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한 것은 아니었지만..몇개는 과감하게 생략하고..또 반대로 몇 개는 좀 더 힘을 주고 그렇게 진행한 결혼이었다. 막판에 전광훈 목사의 뻘짓으로 코로나가 엄청 심해져서 결혼식 올릴 수 있으려나 했는데..(물론 나와 아내는 별로 맘고생이 없었…) 그냥 안 미루고 결혼식 올린다고 선택한 것이 신의 한수였던 것 같다. 미뤘으면..더 개고생했을듯.

결혼 덕분에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특히나 나와 다른 사람과 하루 종일 붙어 있고, 많은 것들을 서로 얘기하고, 특히나…어떤 것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나와 전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주는 긍정적인 변화에 서서히 적응하고 있다.

2020년 회고 #2. 신앙을 가지다.

1번 이벤트의 연장선으로 일어난 일이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아내와 결혼을 하게 되면서 무신론자 혹은 무교의 삶을 벗어던지고 함께 크리스찬의 삶을 시작했다. 꽤 긴 기간 무신론자로 살아왔지만, 반대로 그러면서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하는 삶에 지쳤던 것 같다. 삶에서 닥쳐오는 많은 일들을 인간의 뜻과 의지, 그리고 논리 위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고 말이다.

종교를 가지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내와 함께 교회에 나가고, 새신자 교육을 받고, 매일밤 기도를 하고, 이렇게 살아가면서 신에 대한 믿음이 점점 강해진 것 같다. 부끄럽지만 사실 처음에는 제대로 된 믿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습관처럼 하나님을 찾고, 기도를 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성경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할 필요는 있지만.) 습관이, 믿음에 영향을 주고, 믿음이 다시 습관에 영향을 주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가장 놀라운 점은..이런 믿음의 세계에 사는 것이 꽤나 좋고, 괜찮다는 것이다. 삶의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그런 결정과 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2020년 회고 #3. 리더가 되다.

특별히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리더가 되었다. 정확히는 내가 속한 조직의 조직장님이 퇴사하면서 그 자리를 내가 맡게 된 것이다. 보상을 좀 더 늘릴 수 있다는 얘기에 한 번 도전해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웠다.

리더십

리더가 되고 나서 겪었던 어려운 점은 다음과 같다.

  • 잘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도 내가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
  • 어떤 점이 강점/약점인지 모르는 사람들을 놓고 일을 해내야 하는 점
  • 일은 우리가 하더라도, 평가/보상 등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특정 수준 이상을 계속 요구해야 하는 점
  • 외력으로 의욕이 다 상실되어버린 사람들을 동기부여 시키면서 일을 해내야 했던 것

결국 리더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는지도 좀 애매한 상태로 일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 상황에서 프로젝트 큰 것들도 드롭되기도 하고, 어느 것이 정답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 상황을 계속 마주하기도 했고 말이다. 간신히 팀을 어느 정도 정상 궤도로 올려놨다고 생각하는데..결국 저 일들이 왕도라는 것이 있는게 아니더라..그냥 해내야 하는 것이었고, 꾸역꾸역 하나씩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에게 권한 주면서 일을 위임시키면서 가야 하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리더로서의 작년에 대해서 떠올리면 매순간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 그 시간이 내게 꽤나 큰 스트레스여서 내 에너지를 많이도 갉아먹었구나 싶다.

2020 회고 #4. 2020년의 OO들

소위 말하는 2020년의 책, 영화 이런 것들을 얘기하고 싶어서 한 번 해본다. 🙂

  • 2020년의 글: 실리콘밸리에서 지난 5년간 배운 성장의 스킬셋과 마인드셋
    뭐랄까 좀 지치고 힘들때 봤던 글이라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요즘 성장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고 있던 그런 순간에 본 글이라서 좋았다. 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 그리고 앞으로 리더십을 더 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알려줬던 그런 글이었다.
  • 2020년의 책: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제대로 행하지 못한 리더활동을 더 잘하고 싶어서 봤던 책인데..매니징보다는 코칭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 같다. 🙂 대신 이 책만 보면 사실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수 있다. 난 이 책에 추가로 몇가지 장치를 더 설정해야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김호 코치님의 프립 클래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추가로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책을 보거나, 김창준님의 <함께 자라기> 책을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 2020년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마음이 몽글몽글해면서, 유쾌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일상을 잘 위로해 준 드라마였다. 무엇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잘 잡은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
  • 2020년의 영화: –
    씨네키드를 자부하던 내 삶에 큰 변화가 있어서일까..영화가 기억나는 것이 없다. ㅎㅎ
  • 2020년의 위스키: 아란 18년
    이거랑 맥캘란 18년, 하이랜드파크 18년 이렇게 셋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난 아란이 제일 잘 맞았던 것 같아서 선택한 것 같다.
  • 2020년의 여행: 2월 베트남 여행
    엄마가 정년을 맞아서 일을 그만 두었던 때에 둘이 같이 베트남을 다녀왔다. 입국하는 날에 우한 폐렴이 심해져서 들어오는 순간에 계속 마스크를 꼈는데, 그렇게 해외 여행을 못 다니는 그런 순간이 올 줄 몰랐다. 그래도 해외여행 막차를 타고 왔다는 것에 기뻤다. 무엇보다 엄마와 처음으로 둘이서 여행을 다녔는데, 어렵지만 좋았기에 더 기억에 남는다.
  • 2020년의 서비스: TIL 챌린지
    MJ님이 진행하는 TIL 챌린지를 함께 해봤는데, 덕분에 시야가 엄청 넓어졌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활동의 제일 좋았던 점은 주니어들의 학습에 대한 열정이 엄청 크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성장 방식이란 이런 것이구나 를 이해할 수 있었던 점이었다. 다들 이 활동 꼭 해보실 것 추천한다.

2020년 회고를 마무리하며,

2020년을 이래저래 뒤돌아보는데, 가장 놀란 것은 내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것들은 별로 없다는 점이었다. 역시 기록을 해야 하는구나 싶다. 🙂

이러니저러니 해도, 2020년의 내가 가장 잘한 일은 결혼이었다. 앞으로의 삶을 마냥 내가 살고 싶던 형태로만 살 수는 없어졌지만, 반대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다양한 시각으로 고민할 수 있게 해준 이벤트가 결혼이 아니었나 싶다. 🙂

2020년 내가 한 일 중 가장 못한 일은 뭘까 생각해보면 눈치보면서 할 말을 못했던 순간들 같다. 생각해보면 뭔가 정보를 입수하고부터 판단하고, 얘기하고의 과정이 바뀐 것 같다. 이게 순작용도 있고, 부작용도 있는데..순작용은 성급하게 판단하는 일이 줄었다는 것이고..부작용은 하고 싶은 말을 안에 넣어두다가 마지막에 폭탄을 터뜨리게 되는 것 같다. 올해에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좀 더 스무스하게 잘 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올해는 새로운 도전을 꼭 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2 Replies to “2020년 회고”

  1. 글 언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은 창영님께 더욱 뜻깊은 한해가 되길 기원드립니다.

    1. 여기까지 오셔서 댓글을!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고 한국 오실 때에 미리 알려주시면 같이 티타임하거나 이러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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