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W06 회고

오랜만에 주간 회고 글을 주말에 작성한다. 아마도 회고 글을 작성하기로 결심한 초기에나 그랬던 것 같은데, 그래도 주말의 마지막을 회고로 마무리하니까 참 기쁘다. 🙂 이번 주는 사실 설날 연휴가 있어서 편하게 보낸 주간이었는데, 여러가지 생각도 들었기에 이런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

#1. 문 하나를 닫다.

지인들과 함께 하던 개인투자조합의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했고, 이에 대해서 리더격인 콴과 짧은 대화를 통해서 마무리를 지었다. 사실 처음은 그냥 단순하게 친한 사람들이랑 술 먹고 노는 것 외에도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해보면 좋겠다 싶었던 수준이었다. 그랬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고, 1호 펀드와 2호 펀드까지는 적당하게 할 수 있었다. 다만 나와 이해관계가 다른, 그리고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들이 있는 사람들이 생겨서 부담이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3호 펀드를 조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드롭하기로 결정했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래의 3가지 이유가 컸다.

  1. 스타트업 투자를 내 커리어에 고려하지 않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제품, 창업 이 두가지 정도만 고려해도 되겠다고 생각했기에 반사적으로 투자가 떨어져 나간 셈이기도 하다.
  2. 개인투자 조합에서 요구하는 업무의 양이 생각보다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2호 펀드가 제 때 소진되지 못하면서 일이 더 늘어나기도 했는데,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수준보다도 일이 더 커지기도 했다.
  3. 내 커리어에도 해당 사항이 없는데, 비용은 커지고 있다면 사실 이 일 자체가 재밌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이제는 쓰지 않을 명함

이런저런 비용의 증가, 미래 가치의 감소, 현재 가치의 감소를 만나면서 개인투자조합이라는 커리어 자체의 끈을 놓아버린 셈이다. 아직 1호 펀드와 2호 펀드의 자금을 아직 다 소진하지 않은터라 2021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개투조합 활동을 할 것 같지만 그 정도가 마무리이지 아닐까 싶다.

#2. 성공에 대한 생각 때문에 괴로웠다.

요 몇 달 정도 날 괴롭혔던 일들이 있는데, 바로 성공에 대한 생각이다. 그 중에서 부(rich)에 대한 것들은 뭔가 정리되는 느낌이 있었다.(W04 회고 글에서 부에 대한 생각이 좀 정리되고 있음이 언급되어 있다.) 그렇게 성공의 일부에 대해서는 사실 어느 정도 평안을 얻었는데, 이번 주간 동안 3가지의 자극이 들어오면서 스스로 괴로움으로 뛰어 들었다.

  1. 쿠팡의 IPO 기사를 보면서, 주변에서 부자가 될 것 같은 사람들이 떠오르니 부러움이 생겼다. 그러면서 재작년에 쿠팡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때에 합류했어야 했던 것인가 싶기도 했고, 주변에 쿠팡 출신의 동료들이 있는데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그랬다.
  2. 내가 많이 하고 싶었던 일이지만 좀 부족한 보상을 받는 것과, 반대로 보상은 좋지만 내가 하고 싶어했던 커리어와는 거리가 있는 일들을 비교하면서 나에게는 왜 두가지가 동시에 충족되는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인가 싶었다.
  3. 사업을 통해서 성공하거나, 잘 되는 스타트업에 초기에 합류해서 어느 정도 부를 일궈낸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왜 그러지 못했나 싶었다. 여러가지 실패들이 다시금 나를 괴롭게 하는 기분이랄까.

이런 괴로움 속에 있다보니까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내가 진짜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던 것들이 다 원복되고 헝클어 지는 경험을 했는데..지금은 일부러라도 여기에서 좀 멀어지려고 했던터라 다시금 회복이 되는 것 같다.

난 여전히 제품을 좋아하고, 제품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사람들이 되게 하고, 우리의 워크룰이 더 나은 워크룰이 되기를 바라고, 프로세스, 문화가 더 나은 것들이 되기를 바란다.

내 일에 대하여

여전히 난 위의 글에 나와 있는 것들을 좋아하기에, 난 계속 저런 일을 할 수 있는 삶을 살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다만 그 속에서 내가 중심이 되러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팀의 메인 FCN을 맡으면서 성공의 가도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현재의 보상을 유지하고, 미래의 보상도 잡고 싶은그런 큰 욕심을 부리고 있고 말이다. 이러니 내 마음이 어렵다고 느껴진다. 다시금 내가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쫘악 정리가 될 필요가 있다. 🙂

#3. 소소한 행복은 여전히 내 곁에 있더라.

#1과 #2의 과정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소소한 행복은 내 곁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내랑 같이 발렌타인데이 초코 브라우니를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주일에 아침부터 갈비찜을 하겠답시고 결연한 의지로 갈비찜을 만드는 시간이, 아내는 방에서 자고 있고 나는 그 사이에 밖에서 책을 보면서 킥킥 대는 그런 시간이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허용되는 위스키 구매 타임에 어떤 위스키를 사야할지 엄청 고민하기도 하고, 어떤 위스키가 맛있을지 조사하기도 하고, 그 바틀샵에서 우연히 지인들을 만나 반갑기도 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그냥 밥 한끼 먹고(맛은 없었다.) 차 한 잔 하고 시덥잖은 얘기들 하면서 즐겁기도 하고 말이다.

결국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모여서 그냥 자주 웃게 되는 것 같고, 인생이란 이 자주 웃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계속 깨닫게 되기에 내가 자주 웃으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회고를 마치며

괴로웠던 주간이라고 생각했는데..회고 글을 적다보니 생각보다 즐거웠다. 반대로 고민은 여전히 있지만, 결정도 몇가지 했기에 부담은 줄었다. 두려운 일들이 있지만, 어쨌든 솔직히 내 잘못을 인정할 것들은 인정하면 되기에 부담 역시 줄었다.

하나하나의 일들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이 있지만, 반대로 이것 역시 지나갈 것을 알기에, 하지만 이 일들이 언젠가 다 연결되어서 내게 올 것이기에 각각의 점들을 최선을 다해서 찍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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